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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내온 시간들 아직, 그래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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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내온 시간들 아직, 그래도, 희망
설향 이서원
설향이서원

이겨내온 시간들 아직, 그래도, 희망

2026한지에 먹, 한국화물감(40x40cm)x2

작가 노트 (Artist Statement)

[붓끝에 머무는 따뜻한 위로]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파도가 밀려와 마음을 흔들어 놓을 때가 있지요. 갑자기 찾아온 고단함에 일상이 잠시 멈추기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메마른 자리에서 저는 다시 작은 꿈을 꾸어봅니다. 주변에서는 묻곤 해요. "그렇게 힘든데, 대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요?"라고요. 사실 제 대답은 참 소박합니다. 그저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이 하루를, 지금 내 눈앞에 놓인 이 짧은 순간을 정성껏 살아낼 뿐이라고요. 저에게 '글씨를 쓴다는 것'은 단순히 예쁜 글자를 남기는 일, 그 이상의 의미예요. 그건 흔들리는 제 마음을 종이 위에 가만히 붙들어 매는 일이고, 가쁜 숨을 고르며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하는 따뜻한 통로가 되어줍니다. 붓끝이 종이에 닿는 그 찰나의 순간, 세상의 시끄러운 소음은 사라지고 오직 하얀 종이와 나, 그리고 글자만이 다정하게 마주 앉게 되지요. 마음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날, 저는 그 무게와 싸우기보다 조용히 붓을 듭니다. 선 하나를 그으며 걱정 한 자락을 내려놓고, 점 하나를 찍으며 다시 시작할 용기를 살며시 얹어봅니다. 거창한 성공이나 화려한 반전은 아닐지라도, 매 순간 정성을 다해 써 내려간 글씨들은 어느새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 저를 다독여줍니다. 결국 인생이라는 커다란 종이를 채우는 건 대단한 기술이 아니더라고요. 매일매일 묵묵히, 그리고 진솔하게 적어 내려간 나의 소중한 흔적들입니다.

Audio Guide

AI Docent

두 개의 화면 위로 겹겹이 쌓인 색채의 층위들이 마치 우리가 묵묵히 견뎌온 삶의 지층처럼 다가옵니다.

거친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내려앉은 한국화 물감의 은은한 번짐은, 고단한 일상을 정성껏 살아낸 작가의 고결한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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