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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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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받으소서
백선정은정

찬미받으소서

2023한지 위에 먹, 한국화물감135*65cm

작가 노트 (Artist Statement)

어느 순간, 말보다 먼저 올라오는 것이 있습니다. 설명하기도 전에 이미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리고 있는 어떤 소리. 잘 다듬어진 문장이 아니라, 그저 한 단어로도 충분한 고백. ‘찬미’라는 두 글자를 붙잡았습니다. 붓을 세워 길게 내리긋고, 다시 가로로 힘껏 뻗어 나갈 때, 의도하지 않았던 형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났습니다. 교차하는 선,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흐름. 그것은 어쩌면 제가 이미 알고 있던 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의 무게와 은총이 만나는 자리,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방향 같은 것들. 검은 먹의 깊은 밀도 뒤로 번져나간 장미들은 또 다른 시간처럼 흐릅니다. 또렷하게 피어나기보다 스며들고, 번지고, 사라질 듯 이어지는 색들. 붉은 기운은 조용히 가라앉아 있고, 푸른 색은 낮게 번지며 아래로 이어집니다. 그 흐름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다시 올라오는 숨결처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선명함보다 여운으로 남는 것들, 형태보다 기척으로 존재하는 것들. 이 작업은 무엇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보다, 어디를 향해 서 있는지에 대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힘 있게 내리긋는 순간과, 번져가며 사라지는 순간 사이에서, 저는 하나의 고백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