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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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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위를 걷다
백선정은정

경계 위를 걷다

2025한지 위에 먹130*68cm

작가 노트 (Artist Statement)

먹이 붓 끝을 떠나 화선지 위에 번져나갈 때, 화면은 이내 번짐과 갈라짐, 진함과 옅음의 경계를 만들어낸다. 때로는 선과 선 사이에 깊은 골짜기 같은 틈이 생기기도 하고, 거친 갈필 끝에 아슬아슬한 단절이 찾아오기도 한다. 삶 역시 수많은 경계와 틈의 연속이다. 너와 나 사이, 절망과 희망 사이, 지나온 날들과 다가올 날들 사이의 멀고 아득한 틈새들. 하지만 힘차게 꿈틀거리는 먹선의 궤적은 갈라진 틈에 멈춰 서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간다. 그 붓길이 도달하고자 하는 끝에는 결국 '사랑'이 있다. 단절을 잇고, 깊은 파경과 틈새를 보듬어 융합시키는 것은 결국 따뜻한 온기다. 화선지 위에 쏟아낸 거친 먹빛과 스며드는 물길을 통해, 경계의 불안함을 넘어 마침내 서로에게 도달하는 마음의 여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우리는 오늘도 그 틈을 넘어, 더 깊은 사랑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