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folio
함께
포트폴리오로 돌아가기

작가 노트 (Artist Statement)
어느 날 문득, 만남이란 내가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이미 주어져 있는 은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하고 다가간다고 여기지만, 돌이켜보면 그 자리에 이르게 하신 어떤 이끄심이 먼저 있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누군가와 마주 앉아 있는 시간, 말없이 같은 공간을 나누는 순간, 그 조용한 사이에 보이지 않게 머무르시는 분이 계십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 시선 너머에서 우리를 이어 주시는 분이 계시기에, 만남은 단순한 인연을 넘어 하나의 신비가 됩니다. 그래서 나는 ‘머무름’을 다르게 이해하게 됩니다. 무엇을 더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저 함께 있음으로 충분한 순간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을 배웁니다. “함께, 머무르십시오.” 이 말은 누군가에게 건네는 초대이면서, 동시에 그분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부르심처럼 들립니다. 나와 함께, 그리고 서로와 함께, 서두르지 말고 머물러 보라고. 그 머무름 속에서 우리는 사랑을 배우고, 비로소 참된 만남에 이르게 됩니다.
